동북아지역에서 재일조선족 활동과 역할, 그리고 글로벌 조선족 네트워크...리강철 동북아미래구상연구소 소장의 꿈을 듣는다

유투브방송으로 보기

[삼강포럼 소식=EKW 동포세계] 삼강포럼(곽재석, 장경률)은 지난 212일 오후 3시부5시까지 서울외국인주민지원센터 강당에서 재일조선족 학자 리강철 (일본)동북아미래구상연구소(INAF, http://inaf.or.jp/)소장을 초청해 동북아지역 평화와 번영과 조선족의 역할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위 영상은 리강철 소장의 발제 영상입니다. [시간을 클릭하면 해당 발표영상을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00:00 일본에서의 조선족 활동상황

04:25 조선족 국제 네트워크의 구축활동

16:39 21세기의 조선족사회의 발전 전망

리강철 소장은 연길에서 태어나 북경, 동경으로 이동한 자신의 걸어온 길을 동북아지역 지도를 거꾸로 놓고 표시한 지도를 소개하는 것으로 주제발표를 시작했다.  
리강철 소장은 연길에서 태어나 북경, 동경으로 이동한 자신의 걸어온 길을 동북아지역 지도를 거꾸로 놓고 표시한 이동경로를 소개하는 것으로 주제발표를 시작했다.  

아래 본문은 리강철 소장의 주제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 일본으로 유학 

1959년 중국 연변 연길현(현재 용정시)에서 출생해 고중졸업 후 로투구 렴명대대 5대에서 농사를 지었던 리강철 소장은 19819월부터 19857월까지 북경 중앙민족학원(현재 중앙민족대학) 정치계철학을 공부하고 19859월부터 19877월까지 중공북경시위당교 연구생 공산당 건설 연구, 19877월부터 19914월까지 중화전국총공회 산하 중국공운학원 전임강사로 활동했다. 그리고 19914월 일본으로 유학의 길을 떠났다.

19944월 일본 립교대학 경제학연구과에 석사과정으로 입학한 리강철 소장은 20003월 박사과정을 마치고 20013월까지 동아시아종합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리강철 소장은 일본유학 초기 조선족 사회와는 무관한 생활을 해왔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연변대 교수로 재직 중인 친형(리동철)의 소개로 1996년 연변대학 졸업생들 모임인 천지구락부 모임에 참석하게 되고 1999년 조선족연구회 설립 당시 멤버로 참여하게 되었다.

리 소장은 200012월경 천지구락부 송년회 모임을 앞두고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문제와 조선족의 정체성을 생각해보는 세미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이런 제안 배경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저의 전공은 두만강개발과 경제였다. 여기에 조선족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하여 조선족의 역할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조선족의 역사, 문화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었다. 조선족연구회 모임을 통해 공부했다. 송년회를 춤추고 노래하는 것으로 보낼 것이 아니라 뭔가 지적인 것으로 하면 좋지 않겠냐 해서 그런 제안을 하게 되었다.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서 120명 넘게 참가해 세미나가 성공적이었다."

■ 조선족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되다

두만강 개발에 있어 조선족의 역할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조선족연구회를 만들고 세미나까지 개최하게 된 셈이다. 그런데 어떻게 동북아지역과 연계해 조선족의 역할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리강철 소장은 20014월 동경재단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에 관한 정책 연구를 맡게 된다. 이때 경제적 여유도 생기게 된 리 소장은 아침 산보를 하던 중에 조선족 관련 국제심포지움을 개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동경재단 후원으로 20011215일 제1회 재일본중국조선족국제심포지움을 개최하게 되었다. 주제는 21세기의 조선족의 발전 및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에서의 역할-재일 중국조선족을 중심으로였다.

20034월부터 200310월까지 일본 나고야대학 경제학부 국제경제동태연구센터 외국인 교수로 재임하고 200311월부터 일본 내각부 산하 정책연구소 종합연구개발기구(NIRA)에 주임연구원으로 재직한 리 소장은 활동역량이 더 커졌다. 이런 가운데 2005년 재일중국조선족연구회 회장을 맡게 되고 제2회 조선족국제심포지움을 같은 해 1113일 개최하게 된다.

2회 행사는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재일조선족의 역량을 끌어모으는데 집중하였다. 조선족기업가 조사 프로젝트를 가동해 약 100개의 조선족기업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개최비용은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 조성한다는 기획이었다. 일본 주류사회의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다. 여기에 아시아경제문화연구소(유경재 소장)가 적극적인 지지하고 조선족기업가들도 찬조금을 냈다.

동시에 중국과 한국의 조선족 인사들도 초청해 한중일 3국에서 활동하는 조선족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국제심포지움이 되었다.

이런 연구 활동을 바탕으로 재일중국조선족연구회는 단행본 조선족의 글로벌 이동과 국제 네트웍책을 20067월 출간하게 되었다. 조선족연구를 집대성한 총서가 일본에서 일본어로 첫 출간된 것이다.

이 총서는 조선족의 아시아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모색하고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조선족 관련 연구하는 전문가의 네크워트를 형성하는데 기반이 되었다.

3회 재일본중국조선족국제심포지엄은 20091212일 동경도내 메지로(目白)대학 신주쿠 캠퍼스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움에서 주요 성과는 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협회)의 참여와 일본의 주요매체인 아시히신문이 후원기관으로 참여해 일본 주류사회에서 조선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백진훈 일본국회 참의원과 요시다 스스무 환일본해경제연구소 이사장이 참석해 축사까지 해준 제3회 심포지움 주제는 동북아공동체의 가능성과 글로벌코리안 네트워크의 역할, 2회 때보다 더 규모 있게 한중일 조선족 인사들과 관련 연구자들을 초빙하고, 특별히 일본 내 조총련과 민단으로 크게 갈리어져 있는 코리안의 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 조선족의 역할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했다.

리강철 소장은 조선반도(한반도)의 분단은 재일동포 사회의 분단으로 이어지고 있다중간자로서의 조선족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자는 시도였다고 설명한다.

재일조선족의 이런 활동들은 일본에서는 조선족기업인들을 중심으로 한 월드옥타 치바지회가 설립되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 시작하였고 2010213일 아사히신문 1면에 재일 조선족의 활동상이 실림으로써 일본사회에서 조선족의 존재감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

■ 동북아지역에서 조선족 역할 찾기..한국에서도 

동북아지역에서 조선족 역할 찾기는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시작되었다.

2010823일 일본의 재일조선족연구학회(회장 리강철)와 한국의 재외한인학회(회장 윤인진)는 고려대학교에서 "일 협력 시대 조선족의 역할"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때 리강철 소장은 조선족 학자들이 바라보는 동북아 협력시대의 조선족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리고 20111217일 제회 재일본중국조선족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한중일 협력시대의 코리안으로서 조선족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이어진 것이다.

리강철 소장은 200611월 일본 호쿠리쿠대학 미래창조학부 교수로 임용되었다. 그리고 조선족연구학회 원회장(일본), 연길시인민정부 홍보대사와 경제특사, 남개대학 일본연구원 객원교수. 한국통상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일본을 근거지로 한,,,,몽 등 국가를 중심으로 동북아공동체에 관한 연구활동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2020101일 일본에서 사단법인 동북아미래구상연구소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리강철 소장은 일본 사회에서 동북아지역 경제 전문가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 21세기 조선족의 발전 전망에 대해서

리강철 소장은 212일 삼강포럼 초청 주제발표 말미에서 동북아지역에서 제일 유력한 인적네트워크는 조선족이다면서 실제로 많은 조선족 인재들이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에서 활동을 하고 있고 그 사례들이 많다. 조선족 인적 네트워크는 동북아지역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중동, 동남아로 확장되어 세계적인 네트워크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리 소장은 주제발표 마지막 부분 321세기 조선족사회의 발전 전망에서 ‘GKC포럼을 열자고 제시한다. GKC, Global Korea Chinese Forum, 글로벌조선족포럼을 개최해 조선족의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비전을 제시하고 나온 것이다.

세계화상대회나 세계한상대회 처럼 학술, 비즈니스, 시민 네트워크 구축이 3위일체가 되어 북경, 동경, 서울, 뉴욕에서 순번으로 매년 GKC포럼을 개최하자는 복안이다.

 

세계적인 조선족 네트워크 꿈을 이루기 위해 재일조선족사회는 하나씩 실천해 가고 있다.

2019년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를 발족했다. 일본 내 30여개 조선족 단체를 한데 묶은 연합체를 만든 것이다. 2021년에는 조선족발전기금회를 설립했다. 기업가들을 중심으로 출자하여 조성한 기금으로 조선족의 각종 사업을 지원하고. 또한 이를 바탕으로 2022년에는 조선족문화회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재일조선족문화회관은 조선족발전기금을 바탕으로 빌딩을 건축해 운영하고 회관 내에 조선족을 위한 다양한 활동 장소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즉 유치원, 학교, 청년기업인 양성을 위한 인큐베이터센터, 사무공간 제공, 그리고 연변조선족자치주나 연길시정부의 대표사무소를 둔다는 계획도 있다.


기자의 주제발표 청강 소감


31세 때 풍운의 꿈을 안고 일본 유학을 떠났던 리강철 소장은 30여년간 일본에 정착해 살면서 재일조선족으로서 정체성을 만들고 조선족의 비전을 넓혀간 산 증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두만강지역 경제개발에 조선족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에서 시작하여 2005년 재일조선족연구학회 회장이 되어서는 4번의 조선족국제심포지움을 개최해 동북아지역에서 조선족의 역할 찾기를 고민하고 일본사회에서 조선족의 존재를 알리는데 기여하였다. 이어 2020년 동북아미래구상연구소를 설립해 21세기 조선족의 미래 발전 방안으로 GKC포럼 비전을 제시했다. 세계적인 조선족 네트워크 구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된다.

/김용필 기자(EKW 동포세계 편집국장)
저작권자 © EKW이코리아월드(동포세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