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조인선수감록 '아마츄어 인생'에 수록된 글이다.

한라산에서 
한라산에서 

20세기 초 일본제국이라는 저승사자는 악마처럼 우리 선조들의 나라에 한일합방이라는 팔자에도 없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우리 민족과 겨레들의 나라를 빼앗는 천추의 용납 못할 하늘에 사무치는 악행을 현실로 가맹 출연하였다.

금년 31일은 일제 식민지 시기 191931일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전 국민 독립운동인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3.1운동은 일제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다는 자주독립과 자유 평등한 나라를 세우자라는 우리 민족과 겨레의 갈망이며 외침이었다.

바로 이 함성 속에서 우리의 선조님들, 열렬한 독립투사들은 빼앗긴 나라를 찾는다는 일념으로 중국 땅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였다. 바로 이 높이 추켜든 기치 아래에서 수천 수만의 독립투사들은 자신의 재산도, 가정도, 생명도 총애처럼 내던지며 용감히 싸웠었다. 오직 조국 광복이라는 위업의 실현이라는 신념 하나만 가지고 싸웠었다.

빼앗긴 조국의 땅에서도 이국타향 만주벌에서도 대륙 땅 만리장성 안팎에서도 연해주에서도 심지어는 멀리 바라건대 아메리카대륙 땅에서도 항일의 봉화는 들불처럼 활활 타 올라 일제 날강도들과 앞잡이 매국노들에게 있어서는 간담 서늘케 하는 공포의 호랑이 같은 존재였으며 또 정의의 불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이와 반대로 나라를 빼앗긴 우리 동포들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칠흙 같은 한밤중에 나타난 북극성이었으며 동녘 하늘에 비추어진 한 줄기 희망의 서광이 아닐 수 없었다.

또 우리 민족과 동포들에게 있어서는 간악한 일제 날강도에게 절대로 굴할 수 없는 민족과 겨레의 얼이 의연히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으며 또 만국의 설움 속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 숨 쉬고 의지할 수 있는 동력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랬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말했듯이 드디어 몇십 년간의 피어린 투쟁과 더불어 의로운 이웃 나라들의 도움으로 조국의 광복은 끝내 이루어지고야 말았다.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만세!”

한호성이 터졌다. 삼천리강산 곳곳에서, 이국땅 만주벌에서도, 만리장성 너머 상해에서도, 연해주에서도, 멀리 바다 건너 아메리카대륙 땅에서도 조국 광복의 기쁨을 만끽하였다.

하지만 광복의 기쁨도 잠시 뿐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남측의 대한민국과 북측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정권의 이념 간의 싸움은 드디어 조국땅을 초토하로 두 동강으로 갈라지게 될 뿐만 아니라 동족상잔이라는 또 다른 뼈 아픈 민족의 역사를 새로 남기게 하였다.

그 아픔은 한 달 두 달, 13년도 아닌 몇십년을 깊고깊은 상처로 남기고 또 남기고도 오늘날까지도 아물지 못한 채 당사자들은 거개가 이산의 한을 풀지 못한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쓸쓸히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풀어야 할 민족의 숙제를 우리 후세들에게 남겨둔 채 떠나고 말았다.

남측 나라에 사는 국민들에게도, 북측 나라의 인민들에게도, 뿐만 아니라 해외에 살다 고국으로 돌아온 우리 중국동포들에게도, 소련 등지에서 살던 우리 동포 한민족 겨레들에게도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겨둔 채로 쓸쓸히 세상으로 떠나고 말았다.

바로 우리 후세들에게 이제 더는 동족상잔의 비극은 없어야 한다라는 피와 살로 바꿔온 교훈을 남겨둔 채로 남북의 화해와 협력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와 번영이라는 민족의 꿈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는 사명을 부탁한 채로 쓸쓸히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이 사명을 장장 70년이라는 긴긴 세월 속에서도 아직도 쟁점으로만 남겨진 채 그대로 기다리기만 할 뿐이라니 . 그것도 전 세계에서도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으니.

드디어 우수가 지나고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는 3월이 왔다. 얼어붙었던 가슴속의 한이 풀리려는가? 남쪽 나라 제주에는 벌써 동백꽃도 매화꽃도 활짝 피어났다. 서울의 강남 사업단 본부 사무실 창 너머로 목련화나 목련화 나무에도 꽃봉오리가 메추리알만큼 맺혀진 지도 벌써 한 달도 훨씬 지났다.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아직도 아직도. 그래도 기다려본다. 목련화 꽃은 반드시 새하얗게 활짝 피리라는 것을 확신한다.

 
저작권자 © EKW이코리아월드(동포세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