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출신 역술인과의 대화

점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점을 본다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렇지 않다. 의예로 점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놀란다특히 요즘엔 젊은 중국동포들이 점집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동포 밀집거주지 대림동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중국동포 출신 역술인과 대화를 나누었다.

 

[동포세계신문 2017. 6. 8] 동포세계신문이 위치한 남구로역은 가리봉동, 구로2, 구로3, 구로4동의 분기점이 되는 곳이다. 그리고 특이하게 오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가리봉 공단 오거리하면 구로공단 마리오아울렛 가는 방향의 수출의 다리로 연결된 길과 남부순화도로가 통하는 고가도로가 지나가는 곳으로 낮은 지대에 있다면 남구로역 오거리는 높은 지대에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남구로역 오거리는 사람이 모였다 흩어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다. 그 대표적인 예로 새벽 4시반에서 5시반 사이에는 2천에서 3천여명의 건설노무자들이 몰려 들어 새벽인력시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길이 있는 곳에 사람도 있다. 그러듯이 남구로역 주변을 보면 점집이랄까, 역술인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가리봉동 남구로역에 위치한 점집
가리봉동 남구로역에 위치한 점집

어제(67) 저녁에는 구로2동에서 오랫동안 점집을 운영하다가 최근에 대림2동으로 옮긴 역술인과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물론 흑룡강성에서 온 중국동포 역술인이다.

당장 궁금한 것은 남구로역 주변으로 역술인들이 많은데 중국동포 역술인들도 많은가 하는 점이었다. 그 역술인은 아주 많아요, 내가 운영하는 점집 바로 옆 건물에도 중국동포가 운영하는 점집이 있을 정도이니까,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죠,”

그래요? 한국인 역술인과 다른 점이 있나요?”

물론 한국인 역술인들이 더 많은 편이지만, 중국동포 출신 역술인과 한국인 역술인들은 다른 데가 있죠.”

어떤 점이?”

한국인역술인들은 대부분 병치료를 하는 분들이 많은 것같아요. 그리고 역술인들 무당, 굿 하는 것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저와 같은 중국동포 출신 역술인들은 중국은 무신론적인 사고가 많기 때문에 신내림에 의존하거나 굿 같은 행위보다는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도 역술책을 많이, 무지 많이 스스로 공부했죠. 거의 박사가 되다시피...”

기자가 만나 중국동포 역술인은 40대 후반 여성이다. 흑룡강성 출신으로 집안은 교육자 집안이고, 24세때 신내림을 받아 역술인으로 살아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지만 이 길을 한동안 거부했다고 한다. 이 길을 거부하니 되는 일이 없고 결국은 몸도 쇠약해지고 재물도 동이 나는 상황에 이르러서, 돈을 벌기 위해서라도 무엇을 할수 있을까 고민하다. 역술인이 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어 한국에 와서 8년째 역술인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지금은 어느 정도 돈도 벌게 되고 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역술인으로 단골손님도 적지 않죠.”

중국동포들이 점을 많이 보는 편인가요?”

많이 보죠. 한국인과 다른 점은 젊은이들도 개업을 앞두고 점집을 많이 찾는다는 거예요. 많이 보편화되었다고 할까.”

중국은 무신론사회이다 보니 중국인들의 역술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인 것 같았다.

기자는 한국인들도 큰 일을 앞두거나 어려울 때 역술인을 많이 찾아가는 것으로 알지만, 점집에 갔다면 주변 시선이 좋지 않아 조용히 다녀오는 경우가 많은 것같아요, 그만큼 사회적으로 역술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이죠.”라고 말하자,

역술인은 저도 그런 말을 중국에서부터 들었어요, 그래서 한국 가서 절대 무당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충고를 받기도 하고요.” 라고 답한다.

내 주변에 장사를 하는 중국동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시때때로 점을 본다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중국동포들이 점집을 찾아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처럼 느껴진다.

점집은 종교기관으로 신고를 한다고 한다. 1년에 두 차례 정도 정기적으로 신고를 해야 하고, 대개 불교로 신고등록해. 중국동포의 경우 한국국적이어야 한다.

불교로 신고하지만 실은 도교에 가깝다고 봐야죠.”

역술인은 말한다.

오늘 우연찮게 중국동포 역술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중국동포 출신 역술인들의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또한 재한 중국동포 사회를 심도깊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축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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