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비전을 찾아라-한국에서 아시아를 찾다2 [일본 편]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생활 18년 차가 된 쯔보다 메구미를 소개한다. 현재 수원외국인복지센터에서 일본어 상담사로 활동하며 재수원 일본인 모임도 10년째 이끌고 있다. 그의 봉사활동을 들어본다

한국 체류 일본인 2만여 명, 결혼이주자 절반 넘어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한 때 250만 명을 넘었다. 전체 인구의 5%에 해당한다. 지금은 2백만 명을 조금 넘는다. 그러니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20% 정도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다소 줄었지만 우리는 이제 외국인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다문화시대를 살고 있다. 실제 우리는 어디에서나 쉽게 외국인을 접할 수 있다. TV를 켜면 우리말을 유창하게 하는 외국인들의 재담(才談)이 흘러나온다. 일본인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은 2020년 기준으로 26500여 명이었다. 한일관계가 좋았던 2015년 무렵엔 한국 거주 일본인 수가 5만여 명에 육박하기도 했었다. 그중 결혼이주자는 12861명이었으며 여성이 11642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한국에 체류하는 일본인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각 지역별 재한 일본인 커뮤니티가 여기저기에 생겼다. 메구미가 살고있는 수원지역에도 일본인들의 모임이 결성되어 있다. 메구미는 이 모임의 회장으로서 십여 년째 활동하고 있다. 50여 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는 이 모임은 타국(?) 생활을 하는 회원들 간의 친목 도모를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한국생활을 잘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자신들의 역할을 찾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예컨대 한국문화를 체험하며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한일 간 현안이 있을 때면 서로 의견을 나누며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도 한단다.

모임에 대해 특별히 내세우거나 할 것은 없어요. 하지만 회원들이 친목을 도모하는 가운데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한국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요.”

수원지역의 일본인모임을 이끌고 있는 메구미는 회원들의 뜻을 모아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왔다. 수원시에서 주최하는 다문화축제에도 참가하고 모임 자체적으로 한국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조직하기도 했다.

수원지역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자들이 비교적 많이 거주하고 있어요. 교민회만도 14(13개국)가 결성되어 있거든요. 따라서 매년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 주최로 다문화한가족축제가 열리는데 금년 5월에 13번째 행사가 열렸지요.”

행사는 현지 외국인 이주자들이 자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경쟁적으로 참가하는데 일본인들은 주로 패션쇼에 참가하거나 일본 음식을 소개해 왔다고 한다. 자체적으로 조직한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엔 아이들도 함께 참가해 왔으며 지방 곳곳에 있는 전통마을들을 찾아 한국 고유의 문화를 이해하데 주력해 왔단다. 메구미는 회원들이 김장담그기와 떡만들기 등 한국의 전통음식 체험에 특별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귀뜸했다.

메구미는 한국생활에 적응하면서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살피는 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주 초기에 겪었던 힘든 경험이 그녀로 하여금 주변을 돌아보게 한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출입국.외국인청(구 수원외국인관리사무소)에는 50여 명의 이주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외국인봉사단이 조직돼 있는데 거기서 총무를 맡고 있어요.”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메구미는 일본어와 영어를 무기로 하는 가운데 봉사활동을 위해 중국어와 러시아어까지 공부하고 있다.

중국어와 러시아는 걸음마 수준이어서 필요한 문장을 외워 몸짓 발짓을 섞어 간신히 소통해요.”

여전히 통역 자원이 부족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메구미는 앞으로도 이같은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몇 일 전에는 외국인봉사단 총무 자격으로 아프가니스탄 난민 390여 명이 머물고 있는 여수지역에 다녀왔어요.”

난민들이 겪고 있을 어려움을 생각해 봉사단이 모금한 후원금을 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메구미는 누군가를 돕는 일은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 필요성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곽승지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정치학 박사)

 

본문은 (재)아시아발전재단과 함께 하는 "한국에서 아시아를 찾다" 공동기획 제2차 "아시아의 비전을 찾아라" 연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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