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한민족방송 수요일의 행복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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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요일의 행복우체통 오늘의 주제는 되물림입니다.

예전에 어려운 시절에는 동생들이 형, 언니 옷과 책, 신발을 물려받아 신었지요. 가족끼지 네것 내것 구분없이, 엄마하고 딸이 옷도 바꿔입고, ...그런 시절 아름다웠던 추억을 회상해 봅니다.

-오늘의 편지사연

편지사연.. 1. “내 마음을 절이는 노래

권순복(, 60), 중국 길림성 안도현

편지사연.. 2. “새엄마한테 보내는 편지

한철욱(, 10) 한철욱, 중국 길림성 안도현 조선족학교 6학년 1


KBS라디오 한민족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http://program.kbs.co.kr/scr/radio/fa...

편성: -07:0008:00

연출: 김경희 작가:김경순 진행:이소연

매주 수요일 행복우체통 시간에는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대표가 출연하여 중국동포 분들이 보내주신 오늘의 사연을 2편씩 선정하여 읽어드리고 이야기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편지사연.. 1. <내 마음을 절이는 노래> (, 60) 9/25

권순복, 중국 길림성 안도현

 

나의 마음속 한구석에 뿌리박고 울려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를 떠 올릴 적마다 눈시울이 붉어지며

내 마음은 아프고 형언할 수 없이 괴롭다.

 

(주인공) 아빠야, 엄마야 우리 모두 함께 살자야.

해도 있고 달도 있는 푸른 하는 집처럼...

 

이것은 정녕 부모의 정에 목마른 우리 아이들의 울음소리,

외로움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애절한 슬픔의 노래이다.

내 기억에는 아마 80년대 말부터

우리 조선족들이 한국부터 시작해서

점차 일본, 미국 등 전세계로 돈벌이를 나갔다.

이로 인해 기러기부부 아니면

결손가정들이 수두룩하게 생겨나게 되었다.

조선족들 가정치고 한 집안에 외국으로 진출하지 않은 세대를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이로 인해 파손가정들이 수두룩이 생산되고

아이들은 부모의 정과 사랑에 목이 말랐다.

10년 간 보도반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내가 가르치는 조선족 학생 중 80% 이상이

위에서 언급한 불순가정의 자녀이다.

태어난 지 몇 달 밖에 안 된 유정이를

시모한테 맡겨놓고 한국으로 떠나

유정이는 엄마의 얼굴조차 모른다.

 

(유정이) 저는 장차 커서 엄마가 되면 굶어 죽더라도

절대 우리 아이를 남의 집에 두고 돈벌이 떠나지

않을래요. 제 자식은 꼭 제 손으로 키울 거예요!

 

유정이와 유진이의 말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결손가정 애들의 가슴속에는 이렇게 부모에 대한 미움과

원한, 그리움이 가득 차 있다.

 

(송재) 선생님, 전 맛있는 음식 먹지 않아도 돼요.

멋진 옷 입지 않아도 돼요.

부모님만 곁에 있어주면 된다구요.

 

(대중이) 저는요. 좀 못살더라도 식구들이 다 같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게 제일 부러워요.

아이들 말에 내 가슴이 쓰리고 아팠다.

우리 조선족사회에 형성된 이 보편적인 상황을

그 누구도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안다.

다만 우리 애들이 외로워도 참고 힘들어도 견뎌내고

씩씩하게 자라서 꼭 물심양면이 풍요롭고

행복한 생활을 개척하여

후세대들이 해도 있고 달도 있는 푸른 하늘 집처럼

아름다운 궁궐에서 한자리에 모여앉아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며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누렸으면 하는 소망이다.

 

편지사연.. 2. <새엄마한테 보내는 편지> (, 10) 10/25

한철욱, 중국 길림성 안도현 조선족학교 6학년 1

 

엄마,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매일 돈 버시느라고 고생 많습니다.

아침에 독서하다가 책에서 엄마란 글자를 보는 순간

문득 엄마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새 엄마를 처음 본 것은 한국에서였습니다.

아빠가 새엄마를 만났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한테서 계모들은 전부

의붓자식을 고와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새 엄마도 절 고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 한국에 갔을 때

새 엄마를 처음 보는 순간 믿음이 확 생겼습니다.

보통 키에 조용한 성격, 친절한 말씨로 인해 마음이 편안해졌고

함께 사는 몇 달 동안 밥상에 앉으면

나더러 많이 먹으라고 맛난 채를 자꾸 집어주셨고

나한테 옷도 사 주었습니다.

엄마의 행동을 통해서 나는 계모가 다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불행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 살 때 엄마가 병으로 세상 뜬 후

엄마의 사랑을 모르고 자랐는데

새 엄마의 그 사랑은 모성애를 갈망하는 나의 마음에

감로수가 되어 촉촉이 적셔주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엄마사랑을 모르면서 살아온 나는

엄마가 있으므로 해서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함께 이 가정을 위해

한국에서 일하고 있어서 나는 전탁으로 다른 집에서 살지만

언젠가 엄마와 아빠가 돌아와 우리 가족이 한집에서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 거라고 믿습니다.

새엄마와 즐겁게 사는 아빠의 모습을 보노라니 저도 아주 기쁩니다.

아빠의 행복이 바로 새 엄마와의 만남이 아닌가 싶습니다.

엄마,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 관리도 잘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빠한테 행복을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저는 여기서 공부를 잘하는 것으로 부모님께 보답하려고 합니다.

저는 요즘 무럭무럭 잘 커가고 있습니다.

작문반에도 열심히 다니고 있고 독서도 부지런히 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선들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습니다.

이 가을을 맞으면서 엄마께서 더 이뻐지시길 바랍니다.

할 말은 많지만 이만 줄입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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