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으로 이주해 오는 중국동포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아시아발전재단-한중문화학당 공동기획 “한국 속에서 아시아를 찾다” 기획취재팀은 부천 심곡본동 지역을 탐방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곳으로 이주해오는 중국동포들이 많아 중국동포타운을 형성해 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곳에도 지난해부터 중국동포 상인회 결성과 자율방범대 활동이 시작되었다.
2005년 한국에 들어와 부천 심곡본동에서 지금까지 15년 동안 생활하고 있는 심곡본동 사람 중국동포 오은경 씨(40, 연길, 현 에이스국제여행사 대표), 2008년부터는 여행사, 직업소개소, 핸드폰판매 등 사업장을 열었고 부모님도 들어와 가족 형제들이 부천 심곡본동으로 이주 해 와 중국식당도 운영하며 부천 주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처음 부천 이곳 심곡동에 왔을 때는 중국식당도 별로 없었고 중국동포들도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2012년경부터 조금씩 늘어나더니 최근 1, 2년 사이에 중국동포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중국동포들이 운영하는 상가가 50여 곳이 넘습니다.”
은경 씨는 최근 부천 심곡본동의 변화상을 들려준다. 서울과 인천을 잇는 지하철 1호선 중간 지점에 위치한 부천역 심곡본동, 원 도심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부천자유시장이 있는 부천상권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심곡본동은 변화가 일었다. 이곳 한국인 상가가 줄어들고 중국동포 상가가 증가해 중국동포 집거지로 변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천 심곡본동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중국동포의 활동도 주목을 끈다. 우선 중국동포 상인회 구성과 외국인자율방범대 발족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 활동한 은경 씨는 “저는 중국에서 왔지만 부천에서 편안하게 잘 살고 있다는 게 늘 감사했다”며 ”중국동포 이미지를 위해서, 지역사회를 위해서 뭔가를 해야한다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상인회 결성에 참가하겠다고 모임에 참석한 중국동포 상가 대표들이 처음에는 50여명 되었지만 하나 둘 빠지고 현재 30명 정도가 남아있다.
“지난해에는 상인회를 만들려고 정말 열심히 다녔어요. 여기 저기 알아보기도 하고 상가마다 다니며 상인들을 설득해 모임에 참석하도록 하구요. 상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거의 다 모였지만, 모임을 가져도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것이 없다보니 하나 둘 빠져나가는 것같고, 열정도 식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동포들이 단합하고 뭉쳐야 지역에서 기를 펴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현재의 솔직한 심경을 밝히는 은경 씨,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마을회의에 참석했다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이야기도 들려준다.
“마을발전을 위한 중요한 회의를 할테니 참석해 달라해서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는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어요. 중국동포 상인으로는 저만 참석했더라구요, 그때 주민 중에 한 분이 이런 말을 해요. 우리 이 동네가 엄청 후졌다. 왜 후졌냐? 중국동포들이 많이 들어와서 후졌다고 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엄청 상처를 받았어요. 동포 이미지가 이렇게 나쁜가. 이곳 사람들이 장사가 안되니까 나간 것이고, 동포들이 여기에 들어와서 살린 거지 어떻게 동포들이 들어와 후졌다고 말하냐? 이해가 안되는 거예요. 제가 뭐라고 말하려다가 저 혼자이고, 또 마을발전을 위한 모임자리라고 해서 제가 말을 아꼈죠. 이 얘기를 나중에 중국동포들한테 얘기하니까 왜 아무 말도 안했냐? 그래요. 상인회가 결성되고 이런 마을모임에 적극 참여하고 그러면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우리 동포들이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단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 장사만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죠.”
심곡본동 중국동포 상인들은 30, 40대 사장들이 많고, 50대, 60대도 있다. 그래도 30대 사장들이 이곳에 식당 등 창업을 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초기단계라 각자 하는 일이 바쁠 때이지만 어느 정도 정착되고 나면 심곡본동 중국동포타운은 더욱 활기찬 곳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바로 오은경 씨와 같이 지역과 중국동포 사회를 위해서 열심히 활동하는 동포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오은경씨는 심곡본동 거리에서 “마을주민들에게 중국동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노력하겠다”며 당차게 의지를 보여준다.
탐방: 임영상(한국외대 명예교수) 김용필(동포세계신문 편집국장) 김진희 박사(서울신학대학교) 정리: 김용필 <본문은 아시아발전재단-한중문화학당 공동기획 '한국에서 아시아를 찾다' 기획기사로 작성된 것입니다. >
한중문화학당 기획보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