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동 중국동포타운? 거기 좀 위험한 곳 아니야?”

2018년 가리봉도시재생공모사업 가리봉텔러팀 기획회의 모습
2018년 가리봉도시재생공모사업 가리봉텔러팀 기획회의 모습

학교 수업[세계의 한민족]의 일환으로 중국동포타운에 견학을 간다고 말씀 드리자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다. 아버지께서는 마음이 불안하신지 몇 번이고 물어보셨다. 사실 나도 처음 중국동포타운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맨 처음 떠올랐던 단어들은 조선족이나 불법체류’, ‘조폭등 부정적인 것 일색이었다. ‘수업을 들으러 가는 거니까 괜찮겠지?’ 그렇게 약간의 불안감을 안고 남구로역으로 향했다. () 중국동포타운이 생기게 된 역사적 배경, 차이나타운과의 차이점, 예전 중국동포타운의 모습과 현재 모습의 비교, 그리고 정말 중요한 중국동포타운에 대한 오해와 진실까지. 정확하게 시간을 재어본 것은 아니지만 대략 20여 분간의 설명을 들으며 중국동포타운과 그 곳에 살고 있는 조선족들, 아니 우리 동포들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위는 가리봉동가리봉동 위키백과(wiki.hufscon.com)에 올린 한국외대 학생의 2016-1학기 가리봉동 현장학습 탐방보고서의 일부이다. 미디어를 통해 인지된 지역에 대한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다. 구로구 가리봉동은 1967년 구로공단이 조성되기 시작한 이래 끊임없이 미디어의 조명을 받아왔다. 1970~80년대까지는 구로동단의 배후지요 쪽방에 거주하는 근로자들이 뉴스에 자주 나왔고, 1992년 한중수교 이후에는 코리안 드림을 이루려 고국을 찾은 중국동포의 초기 정착지로 언론에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07년 방문취업(H2) 비자의 시행 이전 재한중국동포사회는 절대 다수가 불법체류 신분으로 주말에 가리봉동을 찾은 동포들은 고향의 음식과 함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더욱이 2003년부터 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논의되면서 가리봉동은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머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가리봉동은 소수이주민집거지(ethnic enclave), 중국동포들이 집거하는 게토(ghetto)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그 동안 가리봉동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410년 이상을 끌어온 뉴타운(재개발) 사업이 주민의 동의 아래 해제되고, 2015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되었다. 지역주민 모두 가리봉동은 이제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7년 대림동 중국동포타운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청년경찰>에 이어, 2003~2005년 사이에 가리봉동에서 나돌던 소소한 이야기들로부터 2005~2006바다이야기가 한창 성행할 때 가리봉동 풍경을 재현한 영화 <범죄도시>가 다시 가리봉동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었다.

근래 가리봉동을 찾는 사람들은 우마길(연변거리)의 변화에 크게 놀라워하고 있다. 일방통행으로 차량의 통행도 적어졌고 간판도 깨끗하게 정비되었고 가리봉시장도 현대화 시설을 마쳤다. 또 여러 영화의 무대가 되고 있는 불탄 파노라마 쇼핑센터도 머지않아 새로운 모습으로 바뀔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미지의 개선에 지역미관 등 외적환경의 변화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리봉동이 서울의 한 명소로 알려지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는가리봉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가리봉텔러2(한중문화학당) 사업팀은 20181116() 가리봉 도시재생센터(가리봉 행복마루)에서 가리봉동을 名所열린토론회를 가졌다. 가리봉텔러는 가리봉(Garibong)과 텔러(teller)의 합성어이다. 가리봉을 이야기하고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가리봉텔러 사업의 목표는 가리봉을 다양한 가치를 갖고 있는 서울의 한 명소로 만드는데 있다. 가리봉이 들려줄 수 있는 구로공단 시대의 이야기와 한국에 귀환한 중국동포의 중국과 한국에서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지역주민 및 전문 활동가를 양성하자는 것이다. 2018 가리봉텔러2 사업의 성과로 한국인과 중국동포 각 2, 4인의 가리봉 스토리북을 가리봉 사람들과 또 가리봉이 궁금하여 가리봉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내어 놓는다. 가리봉텔러1 사업에서 제작한 가리봉탐방자료인 가리봉 문화지도’(가리봉 아세요?)와 또 큐알코드로 연결되도록 구축된 가리봉 위키백과성과도 이번 사업으로 새롭게 보완되어 나왔다.

가리봉텔러2 사업에는 우마길(연변거리)에서 오랜 시간 가리봉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삶을 영위해온 한국인과 중국동포 4, 한중문화학당에 참여하고 있는 5명의 연구자, 그리고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문화콘텐츠학 융합전공 <코리아타운과 한류> 수강학생들도 참여했다. 합력해준 모든 분들과 가리봉텔러2 사업을 지원해준 구로구청과 가리봉도시재생센터 관계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9년에도 더 많은 가리봉 사람들과 또 가리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도 가리봉텔러(Garibong-teller)!’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8. 11. 30

 

 

가리봉 사람 가리봉 이야기필자들을 대표하여

임영상주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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