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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단체로 영화 <소리굽쇠> 감상.토론회 가져 ... “위안부 문제는 잊지 말아야 할 역사” 한 목소리

중국1급 배우 이옥희 위안부피해자 조선족 할머니 역으로 출연

김용필 기자 | 2018년08월16일 10시05분 kakao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행사를 주최한 한민족문화예술인협회 림학 회장이 영화 <소리굽쇠> 주연배우로 출연한 이옥희 민들레사랑예술단 단장에게 감사패를 증정하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를, 지나간 거니까 하고 그냥 놔둔다면 이건 일본이 바라는 바 아니겠어요. 앞으로 전쟁이 일어나고 평화가 깨진다면 이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어디 있겠어요. 아직도 인정을 안하니까 위안부 할머니들이 억울해 하고 분통해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이 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김용필 기자] 지난 814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국공자학당에서 열린 영화 <소리굽쇠> 감상 토론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 물음에 이옥희씨는 이같이 주장하였다.
 
20141030일 개봉된 영화 <소리굽쇠>는 일제강점기 만주땅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해방 이후에도 고향땅(경남 밀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에서 조선족으로 살아온 통한의 삶을 살아온 여성의 삶을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는 최초로 중국에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다룬 한국영화라는 점, 그리고 연변출신의 중국 1급 배우 이옥희 씨가 할머니 귀임 역을 맡아 출연하였다는 점에서 한국사회 보다 중국동포 사회의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은 문재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날로 지정한 날이다. 이 날을 맞아 중국동포 자체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주제로 영화의 주연배우로 출연한 이옥희와 함께 하는 영화 소리굽쇠감상토론회를 지난 14일 오후 한국공자학당에서 갖게 된 것이다.
 
한민족문화예술인협회 림학 회장(중국동포 서화가)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중국동포들도 알아야 하고 잊지 말아야 할 역사라고 생각한다면서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소리굽쇠는 중국동포인 이옥희 선생님이 재능기부로 참여한 한국영화였다는 점에서 더욱 뜻 깊게 생각되었다면서 이번 행사를 개최한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림학 회장은 이옥희 씨에게 감사패를 증정하였다.
 
영화 소리굽쇠의 한 장면, 손녀를 한국으로 보낸 귀임 할머니(이옥희 분)가 창밖을 보며 뭔가를 고심히 생각하는 모습

이옥희 민들레사랑예술단 단장은 연변에서 쉬어러(물고기)’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중국1급 배우이다. 한국에 와서도 한국의 희극배우들과 함께 연출을 많이 해오고 있고, 2년 전에는 중국동포 예술인들로 구성된 민들레사랑예술단을 조직해 단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화 <소리굽쇠>에서는 일제시대 때 꽃다운 10대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만주지역으로 끌려가게 된 소녀 귀임이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에서 살아가는 70대 노인 조선족으로 손녀 향옥과 함께 살아가는 할머니 귀임역을 맡았다.
 
<소리굽쇠>는 실제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에서 살고 있는 박옥선 할머니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다. 영화는 박옥선 할머니의 고향 경상남도 밀양과 중국에서 촬영되어 2014년 개봉되었고, 박옥선 할머니는 영화를 보고나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영화를 찍게 되면서 박옥선 할머니를 여러 차례 만나 이야기를 나눈 바 있는 이옥희씨는 영화가 개봉할 당시 한국인들보다 중국동포들이 단체관람을 해주는 등 많은 관심을 가져주어 고마웠다오늘도 이렇게 또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8월 14일 한국공자학당에서 소리굽쇠 영화를 중국동포들이 단체로 감상하였다. 영화장면은 귀임의 손녀 향옥(조안 분)이 한국정신대문제연구소를 찾아 상담을 하는 장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붓글씨가 인상깊게 느껴진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

이번 감상토론회는 중국동포단체가 주축이 되었다. 한민족문화예술인협회가 주최하고 민들레사랑예술단, 한중문화학당 주관, 한중포커스신문, 한국공자학당이 후원으로 참여하고 20, 30대 젊은 중국동포 여성 등 50여명이 참가해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토론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가 열린 한국공자학당은 독립운동가 박기성 선생의 후손인 중국동포 박홍영 회장이 한중유교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해서 사비를 들여 2017년 설립한 기관이다.
한국공자학당 홍보부장을 맡고 있는 전춘화 홍익대 교수(흑룡강성 계서시)역사를 잊는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이라고 소개하면서 “814일을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날이라 정부가 지정하였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 소리굽쇠 영화도 그렇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좀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려 관심을 갖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위안부 문제는 중국에도 20만명의 위안부 피해자가 있고, 현재 22명의 위안부 피해자 중국인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시사회를 가져 곧 개봉할 것이다고 알렸다.
 
2년전 한국에 기자연수로 왔다고 소개한 중국동포 김미화씨 거리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시위하는 현장을 보고 안타깝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땡볕에 저렇게 할 필요가 있나 생각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위안부 문제에 새롭게 관심갖게 되었다"고 참여소감을 밝혔다.
 
한국외국어대 임영상 명예교수는 미국에서도 위안부 소녀상 건립 등을 추진하며 재미동포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상기시키고 위안부가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라고 해야 맞을 것같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운동사'를 영문으로 펴낸 민병갑 교수(뉴욕시립대 퀸지칼리지)를 소개했다. 임 교수는 민병갑 교수가 미국에서 위안부 문제를 성폭력 피해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영화 <소리굽쇠(감독 추상록)>는 귀임의 손녀 향옥이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향옥은 왜 자살을 하려고 하였을까? 이 궁금증을 풀어가듯 영화는 귀임의 과거와 향옥의 현재 상황을 왔다갔다 하며 전개되어갔다.
 
기자가 본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귀임은 꽃다운 나이에 만주로 끌려가 일본군에 의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성폭력을 당하는 위안부가 되었다. 세월이 흘러 중국에서 손녀 향옥과 함께 보내게 된 70대 할머니 귀임은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고 손녀의 행복만 바라며 살고 있는데, 향옥은 한국에 어학연수를 가게 된다. 이때 귀임은 향옥에게 고이 간직하고 있던 소리굽쇠를 건네준다. 경상남도 밀양이 고향인 귀임은 학창시절 교회에서 소리굽쇠로 피아노 조율을 해주던 고향 오빠 이야기를 들려주고 고향에 지금도 살고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부탁한다. 향옥은 할머니의 소녀시절 첫사랑 연인이라 생각하고 한국에 가자마자 밀양에 간다. 할머니가 그리워 하던 첫사랑 연인의 행방을 찾게 되지만 이미 고인이 된 상태였고, 그의 손자 덕수를 통해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에도 소리굽쇠를 손에서 놓지 않으시고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게 된다.


영화 소리굽쇠의 한장면, 소녀 귀임이 치는 피아노를 고향 오빠가 소리굽쇠로 조율해주는 장면

다시 서울로 올라온 향옥, 학교에서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해결하고자 활동하는 정신대문제연구소 강연을 듣게 된다. 중국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도 한국에 모셔와야겠다 생각하고 연구소를 찾아가 상담을 하고, 한국인 친척을 찾아 초청을 의뢰하였지만 수중에 갖고 있던 돈만 날리게 된다.
사기피해를 입게 된 향옥은 좌절에 빠진다. 의지할 곳이 없을 때 유일하게 도움을 요청한 곳은 밀양에서 만난 귀임 할머니가 그리던 할아버지의 손자 덕수, 덕수는 하던 공부도 마저하고 도와줄 테니 중국에 가지 말고 한국에서 함께 살자고 향옥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이를 받아들인 향옥은 덕수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임신까지 했지만, 아이가 유산되는 일을 당하게 돼 또다시 좌절을 맞보게 된다. 아이의 유산은 남편 덕수가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를 입은 아버지의 유전을 타고 났기 때문. 충격을 받은 덕수는 폐인이 되다시피 해 히로시마 원폭피해자 보상을 요구하는 일인시위에 나서게 된다.
남편이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밀양에서 식당일을 하고 있는 향옥, 드디어 남편이 돌아왔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만취상태에서 길을 가다 마을 청년들이 자기와 조선족 아내를 비하하는 말을 듣고 참을 수 없어 '욱'하는 마음에 청년을 강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청년들로부터 심한 집단구타를 당한 덕수는 결국 사망하게 된다.

소리굽쇠 영화의 한장면,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방법이 없더라"는 귀임 할머니(이옥희 분)의 대사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치게 한다.

청년들은 덕수의 주머니에서 원폭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전단지와 일본정부는 위안부 할머니에게 사죄하고 보상하라는 전단지를 보고 일은 하지 않고 정부보상만 받아쳐 먹으려는 XXX라는 힐난과 함께 위안부가 뭐냐 몸 팔아 돈 번 XXX라는 몰이해적인 발언들을 서슴치 않는다. 심한 구타로 피흘리며 난간 아래로 굴러떨어질 때도 덕수는 아내와 함께 목에 걸고 있던 소리굽쇠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남편을 잃은 향옥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중국에 살고 계신 할머니에게 돌아가려고 한다. 남편의 재산도 정리해 정신대문제연구소에 값진 일에 쓰라고 전액 기부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향옥이 일했던 식당 주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식당 문을 들어서려는 순간,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요즈음 국제결혼으로 들어온 조선족들이 위장결혼으로 들어와 남편이 죽으면 모든 재산을 빼가는 게 한 둘이 아니다면서 향옥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아마 그 여자도 속으로는 웃고 있을 거예요라는 가슴에 사뭇치는 말을 듣게 된다.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은 향옥은 정신을 잃은 체 자전거를 타고 가다 마주오는 트럭에 그대로 부딪힌다.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영화 중간 중간에는 향옥과 할머니 귀임이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는 대화장면이 나온다. 손녀와의 전화대화가 끝나면 귀임에게는 과거 일본군에게 성폭력을 당했던 끔찍한 일들이 환영처럼 나타나 괴롭힘을 당한다.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아픈 역사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영화는 다시 처음 장면으로 간다. 한국에 다녀온 향옥은 거의 정신병자가 되었다. 삶의 의욕을 다 잃고 할머니 이제 날 놔주이소하며 밧줄에 목을 걸고 자살을 시도하는 향옥, 이를 보고 깜짝 놀라 향옥의 몸을 온몸으로 부둥켜 않은 할머니 귀임, 이 장면을 보면서, 여성으로서 일제시대 위안부로 성폭력을 당한 귀임과 한국인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아보고자 하였지만 한국사회의 온갖 편견 속에 상처만 받게 된 향옥, 두 사람의 인생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소리굽쇠>는 위안부 문제와 조선족에 대한 편견으로 피해자에게 상처만 주는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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