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동포오야지들에게 듣는다

평창올림픽 이후 건설현장 '노동교란' 우려된다
건설현장 동포 오야지들 "재외동포(F-4) 일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목소리

[건설현장 동포 오야지 간담회 =동포세계신문]  지난 1월 23일 아침, 중국동포 김모씨(영주권자)는 남구로역에 위치한 H인력사무소를 통해 2명의 한국인과 3명의 중국동포가 한 팀이 되어 서울시내 뉴타운 아파트건설현장으로 일하러 갔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건설노조원들이 출입문을 막고 방문취업(H-2) 체류자는 일을 할 수 없다며 제지하는 삼엄한 분위기에 이 팀은 일도 못하고 모두 되돌아와야 했다고 한다. 3명의 중국동포 중 그를 제외한 2명은 건설업취업이 가능한 방문취업자였다.
 건설현장에서 건설노조원들이 정문을 지키고 서서 외국인에 대한 신분증 검사를 한다고 한다. 방문취업 중국동포들은 왜 일을 못하게 하느냐며 노조원들에게 항의하다 싸움까지 하지만 출동한 경찰들도 강성 노조원을 이겨낼 힘이 없어 당하는 것은 중국동포들이라고한다.   
 2001년부터 건설현장에서 일을 해온 중국동포 김모씨(61)는 오야지(작업반장)이다. 그는 방문취업 체류자격에서 만 60세가 되어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받고,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달에는 철근골조 기능사자격증도 취득했다. 김씨는 최근 답답한 마음을 안고 동포세계신문사를 방문해“재외동포 체류자에게 건설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이미 상당수의 중국인(한족)들이 관광비자로 들어와 저임금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성행하고 있다면서 “불법취업 단속도 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지 않으면 조선족의 설자리마저 잃게 된다는 우려였다. 건설현장 오야지로 일하는 조선족이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중국인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동포 건설현장 오야지 초청 비공개 간담회 

 
지난 2월 3일(토) 오후엔 동포세계신문사에서 건설현장 오야지 몇몇을 초청해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한국건설노동조합원이 외국인노동자를 대상으로 신분증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사실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건설노조원의 신분증 검사는 명분상은 한국인 노동자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제공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 내막은 ‘노조원들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것이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건설노조원 보다 중국동포나 외국인 인력을 선호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노조원은 특권의식이 강하고  일도 덜한다는 주장이다.
 건설현장에서 성행하는 불법취업 외국인 문제에 대해서도, 동포 오야지들은 편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리 단속을 강하게 하더라도 불법취업 외국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거라는 입장을 보인다. 그나마 불법취업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건설업 숙련공인 재외동포(F-4) 체류자에게 건설업 취업문을 넓혀주면, 고용주는 숙련공을 고용할 수 있어 좋고, 공사의 안전성도 높일 수 있어 좋다면서 불법고용문제를 크게 개선하게 될 것으로 보았다. 
 건설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건설업취업관리제 중국동포 할당인원은 현재 5만5천여명이다. 사업주들은 이 인원을 두 배로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건설노조측은 한국인 일자리 보호라는 명분으로“그렇게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건설현장은 이미 중국노동자 세상
 
 동포오야지들의 말에 의하면, 건설현장 근로자 80~90%는 중국동포와 중국인들이 차지하고, 나머지는 베트남, 러시아, 필리핀 인력과 한국인 관리자 일부라고 한다. 건설노조측에서 한국의 젊은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체 단속을 강화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한국인 젊은이들이 건설현장일을 하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미 건설현장은 한국말이 사라진 딴 세상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은 전문 중국어 통역사를 채용해 아침마다 중국어로 조회를 할 정도라고 한다.
 
▲ 평창올림픽 이후가 우려되는 이유

 좌담회에서 평창올림픽 이후, 중국인노동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 건설현장 노동교란이 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평창올림픽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정부가 제한적으로 중국인 무비자 입국허용과 불법체류 방지를 위해서 5년 복수비자까지 부여해주는 특혜성 정책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많은 중국인들이 기본적으로 한화 700만원~1천만원 가까운 고액의 수수료를 여행사에 물고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관심은 평창올림픽 관람보다 5년 복수비자를 받아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갖기 위한 것이라며, 대부분 건설현장으로   몰려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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